[대조] 히브리서 11장 1~3절 #2

히브리서 11장 1절에서는 '믿음'을 주로 '바라는 것에 대한 실상, 보증' 등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간절히 바라는 것이 반드시 존재한다 또는 이루어진다 등으로 이해할 수 있겠지요. 영어성경에서의 '바라는 것'은 hoped for로, '실상, 보증'은 assurance, reality, substance 등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또한 1절 하반절에는 보이지 않는 것(개역개정, 새번역), 볼 수 없는 것(공동번역, 공동번역 개정), 보지 못하는 것(개역) 등으로 나타나 있고, 영어성경에서는 not seen, cannot seen 등으로 표현되어 있네요. 그리고 이와 연결되어 증거, 확증 등이 사용되었으며 영어성경에는 conviction, evidence 등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1절의 구조를 보면 결국 동일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즉, '눈(snow)은 하얗되 검지않다.'는 표현 같다고나 할까요? 그러면 1절의 앞부분과 뒷부분의 표현을 함께 보겠습니다.

실상 vs 증거 : 개역개정, 새번역, 개역

보증 vs 확증 : 공동번역, 공동번역 개정

영어성경에서도 대체로 비슷하며 assurance/conviction 이 많이 보입니다.

 

누구나 믿고 있는 '사실'을 '사실이니 믿으라'고 설명할 필요는 없겠죠. 보이지 않는 것, 믿기 어려운 것 등을 (내가) 믿는 것 혹은 (남을) 믿게 만드는 것이 어렵습니다. 즉, 히브리서 11장에서의 '믿음'은 존재하지 않거나 실현되기 어려운 것을 존재하도록 만들거나 실현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실현되기 어려운 것을 '실현되도록 만드는 힘의 원천'인지, 아니면 실현되기 어려운 것 임에도 불구하고 '실현되도록 바라는 마음'인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하반절은 '보이지 않지만 존재 한다고 믿게 하는 증거'라는 의미가 맞는 것 같습니다.

즉, 하반절 의미로 부터 다시 생각해 본다면 믿음이란 '실현되기 어려운 것임에도 실현되도록 바라는 마음, 그리고 실현되기는 어렵지만 반드시 실현될 수 있다고 믿는 마음'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겠느냐는 율법사의 질문에 대해 예수님은 '너도 그와 같이 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우리는 그 가르침대로 살면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까? 혹시 에이~ 설마~ 하는 마음은 아닌가요? 입으로는 누구나 "믿쓥니다 아멘"을 외칠 수 있지만 정작 실천하기 위해서는 머릿속에 한 점의 의심도 없어야 가능하겠지요. 사마리아인 처럼 자신의 노력과 재산, 심지어 자신의 생명에 위협이 됨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당한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풀수 있는 힘의 원천은, 그런 선행만이 우리 자신과 이웃을 보호하고, 또 그로 인해 영생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그 댓가는 철저하게 현재의 손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편, 10:39절에서 11:1로 이어지는 부분에 영어성경에서는 대체로 접속부사 Now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므로, 그러면 등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앞절에서 다룬 내용에 대해 주위를 환기시키며 설명을 이어가기 위함이죠. 즉, 39절의 말씀은 '우리는 뒤로 물러날 사람이 아닌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사람들이다'라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설명하였는데 정작 '믿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믿음이 우리를 어떻게 승리로 이끄는지에 대해 청자(聽者)들이 이해를 못하고 있으면 안되겠죠? 그래서 11:1로 부터 그 설명이 따라 오고있다고 보입니다.

 

믿음이란 무엇일까요? 또, 신앙생활 한다는 것은 바로 그 '믿음'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의미 일까요?

 

(사족) 주일학교 다니면서 수련회 식사전 몇번이고 외었을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를 다시 돌아봅니다. '실상'은 무엇이며 '앞을 못보는 사람들에게 뭘 준다는' 것인가? 라고 궁금해 하다가 말았던 생각의 조각들이 떠오릅니다. 보면 볼 수록 더 깊은 뜻이 숨어있는 성경을 나는 그저 손에 들고만 다녔구나~ 싶습니다.